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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 모비딕 작가의 중편,자본주의 끝

1incompany 2014. 7. 21. 17:47

필경사 바틀비 (2014/07/21)
허먼 멜빌 지음/하비에르 시발라 그림/공진호 옮김| 문학동네| 1판3쇄 2012.04.16 1쇄 2011.04.15

한병철씨의 "피로사회" 한 장을 차지한 내용이었다. 읽을 생각까지는 안했는데, 읽지는 못했지만 알고 있는 모비딕의 저자였고, 아흐 도서정보가 잘되어 있는 것이야. 108페이지 밖에 안되는데, 거기다 그림까지 넣어 좋은 책으로 다시 태어나 있었다.


어찌 읽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필경사 바틀비>를 앞부분 읽다가 갑자기 기계의 시대에 도래했고(산업혁명 이후니까...), 어차피 태어나면 죽어야 되는 사람인 것 처럼, 복사기가 발명 될 그때 그렇게 마감되어야 할... 그런데, 마지막에 바틀비가 우체국에서 근무했던 사람이란 이야기에... 거기서도 구조조정당했던 사람으로, 현재 2014년의 비극을 예언이라도 했을까? 소설속 변호사는 아주 인간적이었다. 그때까진 그랬는가 보다! 거기다 긴 생명력에 많은 사람들이 갈망하는 공무원 같은 일자리를 그 당시엔 선호했던가 보다. 각주를 보니 우리나라와 다르게, 미국은 하층민이 변호사가 되지 못하게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


앗참 그렇게 윌 스트리트Wall Street의 유래를 알았다. 벽의 거리라는 뜻으로 네덜란드 이민자(자본주의를 가장 잘 활용했던, 주식을 사고 팔았던 나라 사람)를 인디언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방벽에서 유래했단다. 아흐. 이러니 자본주의가 그 거점이 되었고, 금융자본의 폐단을 막을 수 없었으며, 거기서 점령하라 월스트리트Occupy Wall Street 운동이 시작된 것! 역시도 역사적 필연아닐까!


그렇게 한병철씨가 <필경사 바틀비>를 언급한 이유를 제대로 알았다.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I would perfer not to.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미쳐서 구치소에서 생을 마감했는지도 모르겠다만.


이런 몰입을 가져오게 된 건 책 날개에 있는 저자 프로필을 읽고서다. 모비딕(1851)... 도 읽어봐야 되는데 ^^;


역자의 글을 읽으니, 영미 문학에서 알아준 소설이었고, 들뢰즈, 아감벤, 지젝(앞 두명은 피로 사회에서 들어봤고, 지젝은 모르는 사람, 인터넷 검색해서 알아봐야지 함)의 언급이 더 유명하게 해준 것 같다. 대부분 그러하듯, 그가 살았던 당시엔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렇게 자본주의 태동기에 등장한 그의 소설이 피로사회에서 언급된 건 아감벤 때문인 것 같다.

아직까진 인간적인 변호사의 눈을 통해 본, 그 변호사도 그때까진 인간적이었다. 터키, 니퍼스, 진저 너트, 바틀비의 고용인의 이야기.
그래도 이해하면서도 발자적 분노를 일으킨다는 변호사의 이야기는 솔직하고 분명하게 전달된다.



다른 분들의 소감을 읽다보니 저항이란 단어도 보였다. 아흐... 난 그런 적극적 단어는 떠오르지 않았는데, 그냥 '용기 있는 사람'. 생전 몰랐고, 부음후 글속에서만 알았던 김근태씨가 갑자기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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